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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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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유중원
날짜 : 2024년 04월 16일 10시 26분 조회수 : 1 |
가출 家出
걸리버가 세 번째 항해에 나서 사나운 해적에게 사로잡힌다. 한 비정한 네덜란드인 때문에 바다로 추방당하여 라퓨타라는 희한한 나라에 도착했다.
그 섬나라는 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곳이었다. 특히 여자들에게는. 그녀들은 그곳에서 풍요와 호화로움 속에서 살았고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유토피아가 따로 없었다. 바로 그곳이 유토피아였다.
하지만 그녀들은 항상 바깥세상으로 나가기를 바랐다. 그 섬의 식민지인 아주 못 사는 나라, 육지에 있는 라가도로 말이다. 그런데 그 일은 왕의 특별한 허가를 받지 못하면 할 수 없었고 그 허가를 얻는 것도 매우 어려웠다.
궁궐의 어떤 귀부인이 그 섬나라에서 가장 부자이고 얼굴 생김새나 몸매도 훌륭하고 더욱이 그녀를 끔찍이 사랑해주는 고관대작과 결혼해서 아이들도 셋이나 낳고 그 섬에서 가장 좋은 대저택에서 살았는데, 어느 날 건강을 돌본다는 무슨 구실로 잠깐 라가도에 가게 되었다.
하지만 거기에 간 후 한동안 소식이 끊겼다. 왕이 수색대를 보내서 찾아보니, 그녀는 거지들이나 입을 다 떨어져가는 아주 허름한 옷을 입은 채 싸구려 식당에서 죽어라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그런 일을 하는 이유가 그녀를 매일 때리고 강제로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병신처럼 보이는 늙은 남자를 먹여 살리려고 그러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관대한 남편은 돌아온 그녀를 전혀 나무라지 않고 아주 다정하게 대해주었다. 그녀는 다시 얼마 안가서 달아날 방법을 꾸몄고, 결국 자기가 가진 모든 패물을 챙겨서 육지의 애인한테로 도망가 버렸다. 그 후, 소식이 두절되었다.
(출처는 ‘걸리버 여행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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